대전 유소년바둑승급심사 다녀온 학부모입니다.
저희 아이가 학교 방과후수업으로 바둑을 오랫동안 배워서 매우 좋아하고 이번 승급심사에도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이와 함께 참여해보니 심사진행에 부족한 점이 너무 많고 심사에 대한 신뢰가 전혀 들지않아 앞으로 승급심사를 신청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더군요.
1. 시험문제지를 동시에 나눠주고 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받은 순서대로 어떠한 안내도, 기준도 없이 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희아이가 속한 조는 시험지 배부 단계에서 누락되어 다른 조는 이미 다 풀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시험지를 못받아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보다못해 관람석에 있던 제가 아이에게 '시험지 달라고 해' 하고 소리치자 그제야 급하게 나눠주셨습니다. 시험지 배부와 문제푸는 시간 정도는 단상에서 전체방송을 통해 통제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2. 같은 바둑학원생으로 추정되는 무리의 아이들 대여섯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같은 조) 시험 중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며 내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시험이 토의가 가능한 시험은 아니지 않습니까? 진행요원분도 그냥 '상의하면서 풀면 안돼요~'하고 슥 지나가고 말았지 별도의 제지나 주의도 없었습니다. 상의도 상의지만, 그 학생들이 소란스럽게 하는 것을 통제하지 않아 옆테이블의 다른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그쪽으로 시선을 보내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또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순 없지만 그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거의 동시에,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문제를 다풀고 제출하는 것을 보고 '나름 시험이고 심사인데 공정함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보려해도 없다' 싶었습니다.
3. 2에서 언급한 같은 바둑학원생으로 추정되는 무리의 아이들 대여섯명과 그 조를 담당한 진행요원분이 서로 친밀한 관계로,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사적인 대화나 장난을 주고받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물론 진행요원이 문제를 유출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처음 심사를 보러와서 어색하고 주눅 든 아이들 옆에서 담당 진행요원이 특정한 몇몇 아이들이랑만 친밀하게 농담을 주고받고 옷을 잡아당기는 등의 행동을 스스럼 없이 하는 것은 분명 같은 조에 속해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며 심사의 공신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일이라 사료됩니다.
4. 심사장소에 난방도 되지않고 화장실 안내, 주차안내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참가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두시간 넘게 오들오들 떨며 관람석을 지키는데, 무료로 응시하는 것도 아닌데 적어도 한겨울에 난방정도는 해줘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주차자리가 협소하면 주변건물 주차장을 확보하거나 주차안내요원이라도 배치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안내가 전혀 없어서 심사전후로 그 일대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둑이 아이들 정서와 두뇌발달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우리 아이의 바둑에 대한 애정도 응원하고 있는데, 오늘 심사중에 너무 어이없는 일들을 여러번 목격하여 안타까운 마음에 회원가입까지 하여 긴글을 남깁니다. 아무쪼록 위의 문제상황이 잘 개선되어 다음 심사부터는 더욱 발전하는 바둑협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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