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법당을 찾은 바둑…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바둑선수권대회, 성황리에 열려
주니어 최강부 정찬호, 시니어·여성 부문에서는 조민수 첫 대회 정상에 올라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바둑선수권대회가 10월 28일과 29일 이틀 간 충남 예산군의 천년고찰 수덕사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28일 오후 1시 40분부터 시작 된 개회식에서는 수덕사의 주지 정묵 스님, 서광사 주지도신 스님, 대한바둑협회 윤태현 부회장,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국회의원, 아비콘 헬스케어 윤수로 회장, 예산군 김태호 부군수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첫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개막식에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2009년 대한바둑협회가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정식 승인을 받으며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시작하였고 현재에 이르러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저변확대를 이루었다”면서 “이처럼 훌륭한 역사와 가능성을 지닌 바둑에 대해 대한체육회장배 대회가 창설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역설했다.
올해 처음 출범한 대한체육회장배는 주니어 최강부, 시니어·여자 최강부, 중고등 최강부, 초등 최강부, 지역연구생 단체전의 5개부로 진행됐다. 이밖에 인근 서광사에서는 지역 어린이부 갑·을조, 일반부 단체전 경기가 치러졌다.
이중 주니어 최강부와 시니어·여자 최강부는 2017년 대한바둑협회 상위랭커 32강 초청전으로 치러 그 권위를 더했다.
한편 대회를 빛내기 위해 특별히 참석한 조훈현 국회의원은 “수덕사는 지난 1995년 왕위전 도전기를 유창혁 9단과 두었던 추억의 장소다. 감회가 새로운데 대한체육회장배 바둑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니 역시 바둑과 인연이 깊은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 원하는 결과를 가져가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했다.
첫날 예선 대국은 대웅전 앞 야외 대국장에서 이틀째는 법당 내부에서 진행된 본선 토너먼트 결과 주니어 최강부에서는 정찬호 선수가 오경래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니어·여자 최강부에서는 조민수 선수가 서부길 선수를 따돌리고 첫 대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바둑선수권대회는 사단법인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수덕사, 서광사가 후원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했다.
■ 각부 입상자 명단
구분 | 우승 | 준우승 | 공동 3위 |
주니어최강부 | 정찬호 | 오경래 | 허영락 장현규 |
시니어·여자최강부 | 조민수 | 서부길 | 이학용 김수영 |
중고등최강부 | 김동희 | 심규보 | 최정관 안용호 |
초등최강부 | 김은지 | 김승구 | 정우진 신동현 |
지역 연구생 단체전 | 전라남도 | 대전광역시A | 경상북도 서울특별시 |
어린이 갑조 | 김건우 | 김준우 | 지재경 임지인 |
어린이 을조 | 이은우 | 임필호 | 김지안 강연수 |
지역 일반부 단체전 | 당진시 | 보령시A | 홍성군A 보령시B |
인터뷰 1 / 주니어최강부 우승-정찬호 선수
바둑대회에서 주니어는 보통 10대나 20대 초반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바둑선수권대회 주니어최강부 우승자 정찬호 선수는 군대도 다녀온 올해 32세의 늦깎이 주니어다.
수많은 바둑대회에서 그를 마주쳤지만 기자의 기억에 그의 우승 모습은 없었다. 첫 우승이 아닌가 생각됐지만 의외로 약간의 우승 경험이 있다고 했다.
“군소대회이긴 했지만 3·15의거배와 미추홀배에서 우승한 적은 있었지만 이 대회에서 내가 정상에 오를 줄은 정말 몰랐다. 제1회 대회라 의미가 크지만 그것이 대한체육회장배라니 기쁨이 두 배다”
-군대를 다녀와서 오히려 더 강해진 것 아닌가.
“군대에서 바둑에 대한 더 강한 애정을 느꼈다. 그래서 제대 이후 더 바둑에 집중했다.”
-올해 내셔널바둑리그 성적도 상승곡선이고 꾸준히 입상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그냥 운이 좋았던 것이다(웃음). 사실 이번 대회는 32강 초청전이라 체력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이틀 간 대국도 적절히 나누어져 전과 달리 힘들지 않았다. 또 첫날 이미 1패를 당했는데 예선이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이라 한 번 더 기회를 얻었던 것이 행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특별히 정해두지 않았다. 바둑이 좋고 대국하는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당분간 열심히 바둑대회에 참가하려 한다. 요즘 전국 각지에 바둑대회가 많이 늘어 기쁘다”
인터뷰 2 / 시니어·여성최강부 우승-조민수 선수
부동의 시니어 랭킹1위 조민수의 질주는 웬만해선 막을 수 없다. 얼마 전 전주에서 열린 이창호배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조민수가 딱 2주 만에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조민수는 이번 대회에서 김지수(여자), 이학용, 김동근, 박강수, 김수영(여자), 서부길 등 6연승 질주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통산 전국대회 몇 번째 우승인지 기억나는가.
“세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한 60회 정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없어진 인터넷대회까지 합치면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고”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전국체전 정식종목이란 이야기도 들었지만 대한체육회가 앞장서서 바둑대회를 열었다니 바둑이 스포츠가 됐음을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내년엔 대회 규모도 더 커진다고 하니 상금도 대폭 올랐으면 한다(웃음)”
-꾸준히 성적을 내는 비결이 무엇인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하겠는가. 다만 꾸준히 대회에 참가해서 실전을 쌓고, 알파고 기보 등 화제성 있는 기보는 놓아본다.
-알파고 수법에 대해 무엇을 느꼈는가.
글쎄…. 알파고를 통해 무엇을 배우려고 하기 보다는 나 같은 경우 상대가 알파고의 수법을 들고 나왔을 때 당하지 않으려고 보는 편이다. 기보 수준이 무척 높기 때문에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시니어 일인자로서 연간 상금도 꽤 되지 않는가?
솔직히 말하겠다. 연간 평균 20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직장인 연봉도 안 되는 액수라 적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요즘 내 또래 프로기사들 수입을 생각해보면 또 적은 금액이 아니라 그렇게 얘기했다. 과거 입단대회에서 여러 번 실패했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프로가 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인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주말마다 좋아하는 바둑 마음껏 둘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